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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LCC보다 싸게, KTX보다 빠르게' 소형항공사 하이에어의 도전

지난 12월 12일 울산을 거점으로 한 소형항공사 하이에어(Hi Air)가 김포-울산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국내 소형항공사 출범의 서막을 열었다. 50인승 항공기로 운항을 시작한 하이에어는 편도 3만 1500원의 운임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KTX보다 저렴하고 KTX역에 비해 시내와 가까운 울산공항의 입지로 인해 접근성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형항공사로서 하이에어가 보여줄 전략은 어떤 것일까.

지난 12월 12일 울산을 거점으로 한 소형항공사 하이에어(Hi Air)가 김포-울산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국내 출범의 서막을 열었다. 사진=이송이 기자

#김포-울산 3만 1500원으로 출발, 섬과 틈새 지역 운항 예정

 

하이에어는 12월 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소형항공운송사업 운항을 위한 항공운항증명(AOC, Air Operator Certificate)을 받았다. 2017년 12월 하이에어법인을 설립한 지 2년 만, 2018년 12월 부산지방항공청에 소형항공사로 등록한 지 1년 만이다.

 

50인승 소형항공기의 출범에 대해 업계에서는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실제로 소형항공기의 운항이 활발한 외국과 달리 국내는 소형항공운송사업의 입지가 열악한 환경이었다. KTX와 고속버스 등 지상교통이 발달한 데다 풀서비스캐리어(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 광주, 여수, 울산,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연결 노선을 운항하기 때문이다. 또 제주 등의 인기 노선은 국내 6개의 LCC(저비용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소형항공사까지 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번에 하이에어가 신규 취항한 김포-울산 노선 역시 이미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이 운항하고 있는 것은 물론 KTX까지 있어 서울과의 교통편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국내 최대 산업도시라는 울산의 특성상 비즈니스 수요가 어느 정도 있지만 교통 공급은 이미 포화상태로 보인다. 

 

하지만 하이에어는 편도 5만 원을 웃도는 KTX 요금이나 편도 7만~8만 원을 넘나드는 타 항공에 비해 확실히 저렴한 요금인 3만 1500원으로 첫선을 보였다. 내년 정기편부터는 주중, 주말, 성수기에 따라 다양한 요금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향후에도 KTX 요금 수준에서 운임을 책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공항이 울산 KTX역에 비해 시내와 더 가까워 이동시간을 1시간 벌어준다는 이점 때문에 KTX와 요금이 비슷하더라도 소형항공이 승산 있어 보인다.

 

하이에어는 편도 5만 원을 웃도는 KTX 요금이나 7만~8만 넘나드는 타 항공에 비해 확실히 저렴한 요금인 3만 1500원으로 첫선을 보였다.

하이에어는 편도 5만 원을 웃도는 KTX 요금이나 편도 7만~8만 원을 넘나드는 타 항공에 비해 확실히 저렴한 요금인 3만 1500원으로 첫선을 보였다.


하이에어는 12월 12일부터 12월 31일까지 김포-울산 노선에 부정기편을 하루 2회 운항하고, 2020년 1월부터는 하루 6회 정기 운항할 예정이다. 최고 시속 511km로 김포에서 울산까지 1시간 10분이 걸린다. 내년 1월 중으로 여수 등 다른 대도시로도 운항할 예정이다. 

 

소형항공기 사업이 그동안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한 사례가 없던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항공기 1대로 김포-울산 노선을 하루 6회 띄운다고 봤을 때, 50석에 KTX 가격인 5만 원의 운임을 책정한다고 해도 좌석 점유율 100%일 때 항공사의 하루 수입은 1500만 원, 한 달 내내 운항해도 4억 5000만 원 정도다. 승무원 인건비, 유류비, 정비비, 일반관리비 등의 비용을 제했을 때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항공기 1대로 울산-김포 노선을 하루 6회 띄운다고 봤을 때, 50석에 KTX 가격인 5만 원의 운임을 책정한다고 해도 좌석 점유율 100%일 때 항공사의 수입은 1500만 원, 한 달 내내 운항해도 4억 5000만 원 정도다. 사진=이송이 기자

항공기 1대로 울산-김포 노선을 하루 6회 띄운다고 봤을 때, 50석에 KTX 가격인 5만 원의 운임을 책정한다고 해도 좌석 점유율 100%일 때 항공사의 하루 수입은 1500만 원, 한 달 내내 운항해도 4억 5000만 원 정도다. 사진=이송이 기자


이에 하이에어 관계자는 “울산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에어는 김포-울산 노선을 가장 먼저 취항했지만 이를 즉각적인 수익의 원천으로 보지 않고 국내에서 소형항공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출발점으로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울릉도, 백령도, 흑산도 등 접근이 쉽지 않았던 도서지역 위주로 운항해 소형항공사로서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항공기 10~12대가 되는 시점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어느 정도 규모가 될 때까지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병행하며 소형항공기가 할 수 있는 다양한 판매 전략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에어가 미래 먹거리로 관심을 두는 곳은 백령도와 울릉도 등 섬 지역이다. 백령도공항은 2023년, 울릉도공항은 2025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보통 일반적인 항공기의 이착륙을 위해서는 최소 2000m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한 데 비해 하이에어가 운항하는 소형항공기는 1350m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도서지역 소규모 공항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020년 중순부터는 중국 산동 지역과 일본 규슈 지역 등 지방공항에서 운항하지 않는 틈새 지역으로 단거리 국제선을 취항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도 있다.

 

하이에어는 장기적으로 울릉도, 백령도, 흑산도 등 접근이 쉽지 않았던 도서지역 위주로 운항해 소형항공사로서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사진=이송이 기자

하이에어는 장기적으로 울릉도, 백령도, 흑산도 등 접근이 쉽지 않았던 도서지역 위주로 운항해 소형항공사로서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사진=이송이 기자


#좌석 거리 넓지만 프로펠러 소음이 단점

 

하이에어는 현재 2기의 ATR 72-500 터보프롭(turboprop)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ATR 72-500은 외부에 프로펠러가 달려 있는 항공기다. 소형항공기지만, 프로펠러가 외부에 있어 엔진 이상 등 위급 시 자체활공이 가능해 프로펠러를 내부에 탑재한 터보제트 비행기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ATR 72-500 비행기는 전 세계적으로 총 323대가 운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로 국내선이나 섬과 섬 사이의 중단거리 구간을 운항한다. 기체가 가벼워 비슷한 크기의 터보제트기에 비해 연비가 40% 절감된다는 운영상의 장점도 있다.

 

하이에어는 LCC들이 주로 채택하는 항공기 리스 방식 대신 본사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2019년 6월에 ATR 72-500 1호기를, 2019년 9월에 같은 기종 2호기를 직접 구입했다. 또 2020년 3월에 3호기, 6월에 4호기를 구입하는 등 2020년에만 6대의 항공기 구입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 개선을 위해 2025년까지 총 16대의 항공기를 보유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이에어는 LCC들이 주로 채택하는 항공기 리스 방식 대신 2019년 6월에 ATR 72-500 1호기, 9월에 같은 기종 2호기를 직접 구입했다. 사진=이송이 기자

하이에어는 LCC들이 주로 채택하는 항공기 리스 방식 대신 2019년 6월에 ATR 72-500 1호기, 2019년 9월에 같은 기종 2호기를 직접 구입했다. 사진=이송이 기자

 

하이에어가 구입한 ATR 72-500 터보프롭은 원래 72석이지만 하이에어는 국내 소형항공사업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내부를 50석으로 개조했다. 그래서 소형항공기인데도 앞뒤 좌석 거리는 97cm로 대형항공사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넓이와 비슷하다. 쉽게 말해 모든 좌석 간의 거리가 비상구 좌석 정도의 넓이다. 기본 수하물 15kg에 기내 8kg 핸드캐리도 추가 비용 없이 가능하다. 반면 소음도는 일반적인 LCC에 비해 좀 더 시끄럽고 프로펠러가 앞에 있어 앞으로 갈수록 소음이 심하다는 단점도 있다. 

 

하이에어를 설립한 하이글로벌그룹은 제조와 바이오, 건설, 서비스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체를 꾸리고 있다. 1999년 주차장 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윤형관 총괄사장이 사업 확장의 한 축으로 틈새시장인 소형항공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이에어의 성패에 따라 국내 소형항공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